잡담

단상 - 마음 둘 곳이 없다.

omnimook 2005. 9. 5. 00:59
심심하다. 마음 둘 곳이 없다.

이제 한달하고 보름이 되어간다. 사고가 나서 오른팔을 한달동안 못 움직이게 되었다.

한달이 되어 이제 상처가 아물어 움직려고 했을 때. 수족 같던 내 오른팔이. 한 달밖에 안 움직였는데, 못 움직이더라. 하나도 못 움직이게 되겠더라. 그렇게도 익숙하던 내 수족이었는데...

하지만 지금은 움직인다. 이제 일주일이 넘어서야 숟가락질 좀 하고 세수 좀 할 수 있게 되었다. 매일 같이 재활운동해준 덕분이겠지.


내 것이고 쉽게 생각되었던 것이, 하루 안 움직여주고, 이틀 안 움직이고 했더니 금새 한달이 되어 아예 못 움직이게 되는 것이 몸이더라.

마음도 그리한 것 같더라.


언제부터였을까? 내 마음 둘 곳을 하루 하루 챙기지 못한 때가? 마음 둘 곳을 잃고 심심해하고 있는 나의 모습에, 멍한 느낌과 함께 콧웃음이 나더라.

언제부터 그 끈을 놓고 살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나는 앓고 있었다. 쉽게 찾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?

나의 장점이 성실함, 꾸준함인줄 알았다. 아니다. 내 마음 둘 곳을 잃기 시작한 때부터, 그게 아니다. 꾸준하게 팔을 움직여주듯이 마음을 다스렸어야 했는데.

... 물리치료 하면서 문득 생각이 났다. 몸과 마음이 하나라고 하지.

마음 둘 곳을 이제서라도 찾자. 찾지 아니한다면 만들자. 이제라도 하루 하루씩 부지런 떨며, 찾고 만들고 정리하자. 매일같이 꾸준이. 그러면 곧 안식처가 만들어지겠지. 심심함은 어느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가 심심하면 또 찾아오겠지만.